난 건담을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아는 하는 편이다.
그래서 건덕후들을 만나면 거부감이 오기 보다는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경청하는 편.
언제나 그렇지만 다른 분야의 덕후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눌때면 정말 즐겁다.

어쨌든 건담은 내가 메카닉 장르를 좋아해서 거기에 별책부록 느낌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기도 하지만,

건담은 슈퍼 로봇이나 다른 메카닉 장르에서는 보기 드문 철학적인 메시지와 교훈이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민주주의에 대한 냉소를 보인 다나카 요시키의 은하영웅전설도 참 매력적인 작품.


특히 건담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연방과 지온이라는 두 대립 단체의 항쟁을 중심으로

인종차별, 반체제운동 등 성인들 취향의 정치 및 전쟁 이야기와 그 전쟁속에 살고 있는 인물들의 드라마는

그 동안 아이들의 전유물로 인식된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다양한 연령층이 공감하며 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시리즈도 워낙 많아서 이거 다 보고 세계관이나 인물 관계고 이해 할려면

학교에서 쓰는 화이트 보드 몇개는 갖다놔야 할 것 같은데

어쨌든 건담을 조금 알고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항상 추천하는 음악이 있다.

바로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Main Title 이라는 음악이다.




지금 내가 글에서 언급한 연방과 지온 세력의 대립, 인종차별, 반체제운동, 정치 및 전쟁,

그 속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인생 스토리를 음악 하나로 표현한다면

이 음악보다 잘 어울리는 음악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건담의 대표적인 인물인 아므로 레이와 샤아 아즈나블의 마지막 대결을 그리기도 했고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것에 의의를 생각해 볼때

역습의 샤아 Main Title 음악이 가지는 느낌은 생각외로 크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역습의 샤아 작품 자체가 더블제타 시리즈 이후의 역사와 맞지 않는다거나

아므로와 샤아의 정치적 역학관계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혹평도 있긴 하지만 적어도 기동전사 건담의 종지부를 찍는 작품의 테마 음악으로서의 역할,

그리고 건담을 잘 몰라도 추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건담이라는 문화를 이해하기에

사실 이 만한 음악도 나는 없다고 본다.


이 음악 외에도 엔딩 크레딧으로 올라가는 Beyond the time 음악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사람도 있다.

근데 이건 건담 세계관을 이해하고 역습의 샤아 작품이 주는 여운을 어느정도 이해하는 수준이 될때

비로소 이 음악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나는 그닥 추천하지 않는다.


사실 Beyond the time 음악 자체는 충격적인 아므로와 샤아의 결말 직후에 바로 나온 음악이라

타이밍빨이 좋아서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감도 없지않아 있다고 보여진다. 

그래도 좋은 음악인건 분명하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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