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공명전은 영걸전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제갈량이 주인공이다.

전작인 영걸전과 비교하여 그래픽과 사운드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인기가 제법 많았던 작품.


다만, 어처구니 없는 클래스의 밸런스 조절 실패로 기마계와 무도가계의 초강세였던 게임이라

최강의 기마계 조운, 유일한 무도가 장억의 쌍두마차 체재만 잘 운용해도 클리어가 가능했던

일명 삼국지 조운장억전이라 불리는 게임..


조운이야 그렇다쳐도 장억이 이렇게 빛을 발하는 게임은 아마 공명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장억이 사기성이 짙다기 보다는 장억의 클래스인 무도가가 워낙 사기성이었다)


조운은 게임 시작부터 엔딩까지 등장하는 제갈량외의 유일한 장수인데

안그래도 레벨업 진행 시 성장수치가 장억 다음가는 고수치에다가

각종 일기토 이벤트로 했다하면 1레벨씩 쑥쑥 성장하는 미친 속도를 자랑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괜히 삼국지 조운전이란 별명이 붙은것도 무리는 아니다.


게다가 조운하면 장판파 전투에서 조조의 100만 대군을 홀로 돌파하는 모습이 하이라이트 아니겠는가?

공명전 역시 이런 조운의, 조운에 의한, 조운을 위한 장판교 전투를 스테이지 구성도 구성이지만

KOEI는 멋진 음악 연출로 조운을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시작부터 위기감을 조성케하여 높은 긴장감이 느껴지는 이 BGM은 장판교 전투에서 처음 등장하는 음악이다.

그러나 조자룡이 혼전속에서 잃어버린 미부인과 아두를 구하기 위해 질주하는 과정은 담은 것 같지않다.

아마 이런 모습까지 표현했다면 BGM의 큰 느낌이 2부분으로 구분지어 그 느낌을 표현했을 것이다.


이 BGM은 조운한테 짐이 될 것을 우려하여 아두를 맡기고 자살한 미부인에 대한 조운의 죄책감,

즉, 미부인의 죽음에 대한 슬픔의 감정이 '이게 다 조조군 때문이다' 라는 분노로 승화되어 시작된다.

그리고 아두를 보호하기 위해 무슨짓이든 하겠다는 조운의 신념과 단기필마로 100만 대군을 홀로 휘젓는

조운의 모습을 그리면서 당시 시대적 상황을 현대적인 악기를 동원해 매우 잘 표현했다.

(물론, 공명전 자체가 연의에 뼈대를 두고 있으니 100만이 진짜 100만인지는 중요한게 아니니 패스)


공명전 음악의 특징은 상황을 좀 더 극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일렉기타를 사용한다는 점 인데

이렇게 기타가 사용된 음악은 최초 조운이 아두를 안고 조조군 100만 대군을 돌파하는 장판파와

관우가 오나라 육손의 계략이 속아 맥성으로 도주는 장면을 그린 맥성전투에서 임팩트있게 등장한다.

나머지 스테이지 음악은 그냥 쩌리 정도로..


맥성전투 음악 또한 KOEI의 음악 연출이 매우 기가 막히다.

관우는 맥성전투 이후로 휘하 장수 왕보, 주창과 함께 장렬히 전사한다.

그리고 그의 아들 관색과 관흥은 백제성으로 도주하는 장면을 게임에서 표현했는데

아들은 도망가고 그 아비는 아들이 후일을 도모할 수 있도록 스스로 미끼가되어

결국 이러나 저러나 오나라에 붙잡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처지를 멋지게 표현했다.




한편으로는 도원결의를 시작으로 유비,장비와 전장을 함께 누비며 호령했던 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이제는 죽음을 앞두고 최후의 전투를 맞이하는 관우의 심정,

그리고 조금 더 신중치 못했던 자신을 탓하는 듯한 느낌마저 전달해준다.


공명전 음악은 이외에도 읍참마속으로 마속을 베어버린 후 공명의 심정을 전달해주는 음악과

한치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남만족 정벌 음악 등을 비롯하여 모두 하나같이 스테이지 싱크로와 절묘하다.

비록 밸런스 조절 실패로 사상 최고로 쉬웠다는 소리를 듣긴 하지만 음악 만큼은 역대 최고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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