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에 엘프에서 발매된 동급생의 후속작 동급생2.

이런 종류(?)의 게임 역사상 빼놓을 수 없는 시대를 관통하는 명작으로

20대 후반이나 30대 게이머 중에서 nanpa.exe 를 실행하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게임에 대한 특징은 거두절미하고 흔히 동급생2는 야겜이라는 인식이 굉장히 강해서

스크린으로 보여지는 화면만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데 물론 도트 노가다로

이 정도 퀄리티를 뽑아낸 것은 가히 기적에 가깝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근데 동급생2는 기적 같은 도트 노가다의 산실인 그래픽 외에도 음악 또한 굉장히 훌륭하다.

물론, 과연 이 게임을 음악을 들으면서 플레이 한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긴 하지만 말이다.


캠퍼스 러브 스토리처럼 화면에 나타나는 여자들마다 각기 다른 음악이 흘러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메인 히로인이자 진히로인, 여동생 모에의 시작점 나루사와 유이의 음악이 일품이다.


극중 스토리는 주인공과 동거를 하고 있으며 친동생은 아니다.

주인공이 유이의 집에 얹혀살고 있는 것으로 설정 되어있으며
항상 주인공을 오빠라고 부르긴 하지만 실제 나이는 동갑이다. (정신연령이 낮아서 오빠라 부르는 것 같다)


유이는 오래전부터 주인공을 단순한 동거인으로써의 호감을 넘어선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주인공의 미적지근한 태도라기 보다 일방적인 선긋기를 넘지 못해 애를 태우는 상황.




따라서 나루사와 유이의 음악은 이런 유이의 오빠라 따르는 주인공에 대한 감정과

주인공이 여동생(나루사와 유이)에 대한 단호한 태도 그리고 플레이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들의 관계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은연중 내포하고 있는 느낌으로 제작되었다.


이 음악은 메인으로 들려오는 리드미컬한 부분을 주인공에 대한 유이의 감정 상태,

일렉기타 부분을 주인공의 '넌 동거인이니까 안됨' 이란 뉘앙스가 느껴지는 감정으로 이해하면 쉽다.

각 리듬은 미묘하게 서로 어긋나는 듯한 느낌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서로 잘 어울리는 느낌을 주는데

이런 느낌은 음악의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강하게 나타난다.


동급생2의 OST는 게임 자체가 지닌 비쥬얼적인 면모가 너무 강해 안타깝게 많이 회자되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동급생2를 다시 플레이 한다면 이번에는 화면보다 귀에 더 집중해서 게임을 해보길 권장한다.

틀림없이 그간 느껴보지 못했던 유이의 주인공에 대한 감정과 그 상황에 대한 몰입이 더 잘 될 것이다.

그렇다고 유이 나오면 멍때리면서 음악만 듣고 그러지는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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